세상에서 제일 글 잘쓰고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by 천재고양이
메뉴릿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이전블로그
이글루링크
이글루 파인더
 
그래도 그들이 사는 세상-여배우들





이 영화 본 지는 꽤 되었는데,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려니 2가지 틀이 생각나서 그 중에 어떤 틀을 잡고 써야하나 고민을 심히 했었다. 고민만 하다보니 영화 평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신선함이 떨어져서 우선 쓰고 봐야겠다. 앞으로 보아야 할 영화들이 물밀듯이 몰려와서 그런것도 있지만.

난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데 이상하게 G-Dragon의 노래 '소년이여' 가사 한 구절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말해 내가 부러워 가진게 너무 많아 연예인들은 다 편하게만 살아 딱 하루만 그 입장이 돼봐라 보이는게 다가 아니란 걸 알아'

이 노래와 '여배우들'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야 '우리들이 화려한 세계에서 남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지만 그게 아니다'란 걸 보여주는 거겠지. 하지만 그런건 너무 많지 않나? 영화, 드라마에서 이런 소재는 많이 다뤘고 심지어 토크쇼에 나와서 스타들이 하소연을 하고, 노래로도 이렇게 말하니 말이다.



영화는 보그 화보 촬영을 하는 여배우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윤여정, 이미숙, 최지우, 고현정, 김민희,김옥빈이 화보를 찍는 건데 컨셉은 보석보다 빛나는 여배우들. 처음엔 화보 촬영이 순조롭게 시작되다가, 함께 촬영하기로 한 보석이 늦게 도착하면서 그 사이에 여배우들끼리 여러가지 일이 일어난다.



나는 처음 이 영화를 순전히 고현정 때문에 보았다. 아직도 선덕여왕의 '고미실'을 버리지 못해서 스크린에서라도 그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는 선덕여왕을 찍기 전이라 그런지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고미실의 모습 보다는 그냥 평소의 고현정의 털털한 모습, 조금은 코믹하게 보일 수도 있는 모습들을 보았다. 게다가 최지우랑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여기서의 고현정의 모습을 보다보니, 무릎팍 도사에서 자신은 항상 2등이었다는 소리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항상 누군가에게 밀렸었다고. 게다가 한번 '갔다온'여자로서 어떠하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본인이 스스로 터득한 것 같은 털털함이 묻어난다.
예전에 고현정이 다시 연예계로 복귀했을 때, 연예가 중계를 보았을 때, 그때 그녀의 인터뷰를 본 나의 사촌언니는 역시 좋은 집안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서 기품이 묻어나지 않느냐는 말을 했었다. 이제 연예계로 완전 돌아온 고현정씨는 그 특유의 털털함을 본인의 장점으로 내세우기로 한 모양이다.

그리고 고현정과 실랑이를 버렸던 최지우! 솔직히 최지우는 같은 고향 출신에다가 내 동생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터라 뭔가 친근한 느낌부터 든다. 나는 동생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최지우가 나온 그 고등학교는 교칙이 엄하기로 유명했다. 모든 학교가 두발자유를 외칠 때, 이 학교만은 커다란 서류가방 같은 80년대 우리네 어머니들이 들고다니던 가방을 들고다니고, 똑같은 구두에, 똑같은 단발머리에, 심지어 교복도 촌스러워서 주위 학교 남학생들이 가끔씩 돌도 던진다는 정말 엄한 교칙의 학교였다.
그 덕분에 진학율은 최고를 달렸고, 진학율 다음으로 자랑스러워했던 것이 바로 최지우가 나왔던 학교라는 것이다. 이 학교에는 특별히 '최지우 장학금'이 있는데, 학교를 빛내는 사람에게 준다고 가끔씩 최지우가 직접 갖다준걸로 알고 있는데, 한류 스타가 된 후에는 바쁜지 최지우 아버님께서 수여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흘러갔는데, 내가 키가 커서 그런지 키가 큰 최지우 씨가 그렇게 빛나보일수 없었다. 블랙 드레스를 입었을 때와, 자켓에 바지를 입었는데 그 기럭지가 정말 감탄할 만했다. 키가 커서 움츠리기만 했던 나는 그녀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이것도 약간 잡소린데, 최지우씨가 에어시티를 촬영할 때, 동아리에서 어디 갈일이 있어서 공항에서 다 모였더니, 그때 최지우가 지나갔다고 했다. 내 동기들은 나와 신장이 거의 비슷해서 같이 다니면 남부럽지 않은 장신들인데 최지우 앞에서는 한낱 꼬꼬마가 될 뿐이었다는...영화를 보니 그 이야기가 이해가 갔다.



최지우는 본디 지우히메라서 그만한 포스가 있다고 친다면, 그 밖에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바로 김민희. 솔직히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 라인에 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인데, 그녀가 처음 스쿠터를 타고 퍼 자켓을 입고 나타나는 장면을 보고 반하지 않을수 없었다. 나는 '굿바이솔로'가 그녀의 연기생활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찍을 때 김민희 본인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했었고, 또한 드라마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콧물을 훌쩍거리며 눈물연기를 했던 '순수의 시대'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만큼의 연기력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캐릭터는 굿바이 솔로를 찍기 전, 잡지 모델로 상큼한 모습을 보여주던 그때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 했다. 벌써 그녀가 28살이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대사가 있었다. 이건 나만 공감하는 대사고, 정확히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김옥빈이 극중에서 윤여정과 대화를 나누며 하는 대사이다.

"선생님, 저는 요즘 인생이 재미가 없어요. 여행을 가도 재미가 없고, 친구들이랑 놀아도 재미가 없고, 남자친구가 있어도 재미가 없고, 없으면 더 재미 없고."

그 이야기를 들은 윤여정 '선생님'이 너는 나이도 어린게 벌써부터 인생이 재미없으면 어떡하냐 라고 답을 해준다.

그런데 나도 이 대사에 심히 공감을 하고 우연찮게도 김옥빈과 실제로 동갑인 86년생이다. (친구가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던데 그때도 그렇게 이뻤단다.)

20대 중반으로 넘어가는 나이에 이 또래들이 다 겪은 인생 고민이 아닐까? 나만 이 대사에 심하게 공감이 갔나? 게다가 극중에서 막내의 역할로 이러저리 눈치를 보는 그 상황이 왠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계속 겪었던 것이고,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이길래 더욱더 공감이 갔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데, 그냥 내가 그 보그 촬영장에서 숨죽이고 그녀들과 함께 수다떠는 자리에 앉아 있다가 온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그 세계는 내 것이 아니다. 그냥 그녀들의 세계일 뿐. 그래도 막 화려하게 화장한 모습이나, 명품으로 치장해서 눈을 현혹시키기 보다는 아주 담백하게, 기름진 음식보다는 기름기 쫙 빠진 참치 같은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by 천재고양이 | 2009/12/28 15:57 | 본사람만봐야하는영화리뷰 | 트랙백 
고양이 사진 대방출 2탄



여튼 방학인지 아니면 백수 시간의 스타트인지는 모르지만
학교는 이제 안 간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들을 포스팅 하고 싶었는데
새글 쓰기 하고 흰 바탕을 보니 내 머릿속도 하얘지누나.

그래 에라이, 투데이수나 올려보자 가 아니라
우선 가벼운 것들부터 올린다음 블로그에 정 붙여 보려고.
핸드폰 메모장에는 쓸 것들이 많은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손이 안 따라준다.
잡설은 이제 생략하고, 사진 구경 스타트 !

저번 1탄과 비슷하게 심하게 아무데서나 긁어와서 출처도 모르고
저작권도 침법할 수가 있다.
과감하게 리플로 따져주시라. 그럼 내 마음엔 기스가 나겠지. 가 아니라 지워드린다.


자꾸 누가 지켜보는거 같아..



캥거루 고양이


토끼 고양이



여보, 우헤헤 나 오늘 한잔 했어, 응? 일하고 있는거야? 하지마 하지마 배째 자기 회사 안 나가면 자기가 손해지 안그래?



셀레브리티(김희철)과 그(혹은 그녀?)의 고양이




아따 따시다



타이머 맞춰놓고 셀카 찍는데 고양이가 얼쩡거렸네요 이힝



사진 찍는데 친하지도 않은 아이가 와서 친한척 하며 찍을 때의 표정



내 혀는 깨끗하다네





고양이 방석




연지 곤지 꼼지락 꼼지락 안녕~



+최근에 여배우들도 보았고, 까페 뎀셀브즈에서 맛난 케익도 먹었고, 책도 읽었는데
아,,글 쓰기 위해서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 그래도 나름 연말이라고 이런 것인가.
좀더 텍스트가 많은 블로깅을 위해 굿 바잇




by 천재고양이 | 2009/12/22 11:30 | 천재고양이의 군지렁군지렁 | 트랙백 | 덧글(1) 
핫쵸코 미떼 CF는 표절??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졸업 논문 드립과
과제 폭풍
그리고 간간히 있던 자소서 작성과 뻘짓만 하다 온 면접을 치르고 나니
어느새 기말고사가 코앞에서 나를 맞이하셨고
나는 그 기말고사님의 품 안에서 코피 터져가며(진짜 코피가 터지진 않고 감기 때문에 콧물이 터졌다) 시간을 보냈더니
어느덧 종강.

첫 포스트 제목이 지극히 낚시용 제목이라 자극적이긴 하지만
이것은 어쩔수 없는 사람의 본능인듯 하다.

다름이 아니라, 기말고사님의 품에서 허우적댈 때 친구와 L모 패스트푸드점에서 밤샘 공부(라고 쓰고 밤새 뻘짓이라고 읽는다)를
하고 있다가 공부에 지친 내가 최근에 화제인 핫쵸코 미떼 CF이야기를 했다.





천재고양이: 야, 그 CF봤어? 핫쵸코 미떼? 그거 디게 웃겨

친구: 아니, 나 집에 TV없잖아 뭔데?

천재고양이: 아니, 그게 스키장에 남자 셋이 놀러갔다? 그러다가 어떤 남자가 분홍색 스키복 입고 긴 생머리 여자 뒷모습 보고
핫쵸코 들고 같이 리프트 탄단 말이야. 근데 있지, 그 여자인줄 알았던 사람이 바로 김태원인거야. 걔가 "혼자왔니?"하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꺌꺌꺌

친구: 김태원이 누구야?

천재고양이: 아(당황), 그, 있잖아 부활 그 사람.
 
친구: 부활 그사람, 누구지? 아, 알겠다. 근데 그 CF 얘기 들어보니까 짱구에서 본 것 같애. 짱구에서도 짱구랑 짱구 아빠가 머리 긴 여자들 뒤로 따라가서 리프트 같이 탔는데 알고보니 막 얼굴 각진 조폭 둘인거야.

천재고양이: 어라, 그럼 표절 아냐?완전 비슷한데? 만화책에서 봤어, 아님 애니에서 본거야?

친구: 아마도 애니에서 본 거지 않을까?

----------------------------------------------------------------------------------------------------

대화는 대충 이러했고( 이렇게 써 놓고 나니까 무슨 영어 회화 한국말로 해석해 놓은 듯한 아주 얌전한 대화 같구나)
기말고사가 어제 끝나서 하루 뻗어있다가 오늘 정신을 차려보니 생각이 나서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그런 장면이 없었고, 아마도 짱구는 못말려 9기에 2화 '스키장에서 길을 잃었어요'편인것 같은데
나의 검색능력의 한계인가,,도저히 찾아볼 수 없구나..

누가 이 장면 보신분 있으세요?







by 천재고양이 | 2009/12/15 15:40 | 천재고양이의 군지렁군지렁 | 트랙백 | 덧글(3) 
고양이 사진 대량 방출-천재고양이의 동족사랑



실상 제목이야 하드 정리용이라고 되어있지만
요즘 소홀했던 블로그의 투데이를 높이는 목적일 수도(쿨럭).
고양이란 동물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들은 도도하면서도 한없이 외로워보이다가 생각지도 못할때 발랑 드러누워 배를 드러내보이며 만져달라고 교태를 부리기도 한다.
강아지처럼 사람을 알아보고 반기지는 않지만 다리 곁으로 쓰윽 걸어가며 '왔니'라고 한다던가
밤에 자려고 누으면 온 천지를 뛰어다니다가도 내가 누운 이불 위로 두 발(혹은 두 손을)살포시 올려놔본다던가.
왠지 가까워지려고 해도 한없이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는 나와 뭔가 많이 닮았다. 아니, 닮고 싶은지도.
나는 지금 고양이를 기르고 있지 않지만 만만치 않은 고양이 오덕후 중 한명으로서
내가 지금 꿈꾸고 있는 삶 중에 하나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드 정리겸 사진 투척 시작!


내 이름을 불러봐 넌 건강해지고


하루만 너의 침대가 되고 싶어 워우 베이베


왠지 식빵을 야무지게 굽고 있을 것 같구나


호사스러움


언뜻 보면 응?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이유모를 고독함이 왠지 마음이 아련해진다. 핸드폰에도 저장되어 있는 사진.


이건 이글루스를 제대로 안 했을 때 다른데서 퍼온 것인데 출처가 이글루스 님것이었군요!!! 이 사진 제목이 당시 "퐈이야!!!!!!"



이건 너무나도 유명하신 스노우캣 분의 홈피에서 퍼온것.


고양이 키스. 많이 유명하죠? 고양이가 키스를 하는 것은 진실로 맘을 연 사람에게만 한다는 말이 있죠.


에라이 강아지야!! 다덤벼!!


네, 불펌 물론 많습니다. 본인이 찍으시거나 내 것이다 강력히 주장하셔도 좋습니다. 개인 소장하다가 하드가 터져서 꾸역꾸역 미친듯이 창을 토해내서 어쩔수 없이 소장만 하다가 풉니다. 빠른 시일내에 직접 기르는 고양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분발해야겠군요.


오르다 오르다 쓰러져도 좌절하지 말고 귀엽게 눕기!!!
+2탄이 올지도 몰라요










by 천재고양이 | 2009/12/03 22:55 | 천재고양이의 군지렁군지렁 | 트랙백 | 덧글(2)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첫번째 이유, 그녀의 삶은 이제 모든 것이 너무 뻔했다. 젊음이 가고 나면 그 다음이 내리막길이다. 어김없이 찾아와서는 돌이킬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노쇠와 질병들, 그리고 사라져가는 친구들. 이 이상 산다고 해서 얻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고통의 위험만 커질 뿐이었다.
 
두번째 이유는 보다 철학적인 것이었다.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그녀는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그러한 상황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자신이 세상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中


한국의 24세 베로니카는 월요일 아침을 아주 피곤하게 맞이했다. 그 전날까지 과제를 4시 반까지 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하고 끝냈어도 됐었지만 만점을 받고 싶은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밤을 지새웠다. 수업이 끝나고 친구와 점심을 먹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떠들고 베로니카의 친구가 '너 어디 아파?'라고 얘기한다. 알고보니 볼이 쏙 들어간 베로니카의 몰골에 걱정이 되서 던진 한마디였다.
베로니카는 두번째 수업에 가서는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고 만다. 조금 잤더니 괜찮아 진 것 같다.
수업이 다 끝난 후, 과외를 간다. 월요일은 과외가 2개 있는 날인데, 6시 40분 쯤에 하나 있고 9시에 하나 있어서 오늘의 일정이 다 끝나면 적어도 11시가 될 것 같다. 과외를 가는 길에 후에 배고파 질까봐 뭔가를 먹긴 먹어야 겠는데 다가올 면접 때문에 아무거나 먹지 못하고 고른 끝에 이삭 토스트를 사먹는다.
첫번째 과외를 간다. 아직 아이가 도착하지 않았다. 7살 짜리가 영어, 수학, 과학, 국어 등등 베로니카 그녀보다 더 바빴다. 과외 학생의 어머니는 아직 아이가 오지 않았다며 웃은 후 다시 거실로 가서 "~그래서?"라며 조카와 대화를 나눈다.
베로니카는 아직 아이가 오지 않은 방에 털썩 앉는다. 아이의 가방을 정리하고, 오늘 해야 할 것들을 1시간 동안 어떻게 해치울지 고민을 한다.
5분정도 앉아있었더니 아이가 왔다. 오늘따라 말을 너무 듣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베로니카는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한 끝에 대학도 남부럽지 않은 곳을 왔고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도 남부럽지 않은 경험을 하고 그 기간동안 많은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날이면, 보모(이 직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도 아니고 이 아이의 엄마도 아니고 이런 스트레스를 겪어가며 돈벌기 위해 이래야 하나, 남들 취업해서 돈버는데 이런 데 목매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러워진다. 그래서 집에 가면 다이어리에 다짐의 한마디를 더 쓰리라고 다짐한다.
어찌해서 시간을 보낸후 밖으로 나오면 찬 바람과 함께 달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 달을 쳐다보며 '언젠가는 이 모든 경험이 좋은 것으로 나에게 돌아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만은 베로니카가 그럴 기운이 나지 않는다. 그냥 사람들이 내뱉는 '죽고 싶을'만큼 힘든 것은 아닌데, 그냥 이 세상에서 아무런 흔적없이 없어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한번 해 본다.
두번째 과외를 갔더니 이 학생도 시험기간이라 잠을 못잤다며 오만상을 다 찌푸리고 수업을 듣는다. 중간중간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말을 걸어보지만 단답형이 돌아올 뿐이다. 평소에는 재잘재잘 잘 떠드는 녀석이 이번엔 진짜 피곤한가보다. 베로니카는 자기도 모르게 시계를 쳐다보게 된다.
과외가 끝나고 근처 빵집을 들릴까도 생각해본다. 11시 이후에는 떨이로 빵을 판다던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지만, 너무 늦은시각에 먹으면 피부가 뒤집어 져서 다가올 면접에 충실히 못할 것 같아 그냥 참기로 한다. 그렇지 않아도 얼굴에 크게 뭐가 나서 신경이 쓰이던 차였다.
베로니카는 집으로 돌아와서 씻자마자 그냥 잠을 청한다. 그날 따라 하숙집에 사는 다른 누군가가 피아노 연주를 하나보다. 바로 옆방에 사는 사람이 전화로 수다를 떠는 소리도 들린다. 잠이 거슬렸지만 피곤했기 때문에 절로 잠이 들었다.  다이어리에 해야할 일이 빼곡하게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by 천재고양이 | 2009/12/01 22:29 | 천재고양이의 군지렁군지렁 | 트랙백 | 덧글(2)